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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역중심 문화균형발전’ 추진 정책에 따라 지난 2019년 예비도시에서부터 시작하여 2023년까지 4차 법정 문화도시 24곳을 지정했고, 2023년 12월 29일 문화도시 예비사업을 승인한 지자체 13곳을 발표했다. 문화도시 사업은 각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자산을 활용해 지역 스스로 도시의 문화 환경을 기획하고 실현하여 도시브랜드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정된 문화도시에는, 지역 문화 여건을 개선하고 지역 고유 기반 문화콘텐츠를 발굴하며 창의적인 지역문화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국비를 지원하여 뒷받침하고 있다. 고창신문은, 고창군이 2022년 12월 제4차 법정문화도시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문화도시의 고유한 멋과 미래』 취재를 기획하여 총 6회에 걸친 보도를 계획했다. 이를 위해 고창 치유문화도시 사업을 비롯하여, 1차부터 4차까지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 중인 24곳 지자체 중 우수사례로 5곳을 선정했다. 선정된 문화도시별로 각 도시의 특색있는 문화자원 활용 실태와 방법 등을 취재하여 1회 춘천문화도시(973호 6월 5일자), 2회 청주문화도시(975호 6월 19일자), 3회 제주 서귀포문화도시(979호 7월 24일자), 4회 부산 영도구 문화도시(982호 8월 14일자)를 보도했고, 이번 호에 소개할 문화도시는 인천 부평구 문화도시이다.
주민등록인구 50만 명에 육박하는 부평구는, 역사적으로 인천광역시 중 인지도가 높던 지역으로 현재 인구수로는 인천에서 두 번째 규모다. 2016년부터 부평음악·융합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여 다양한 계층의 시민과 소통해왔고, 이러한 사업들이 바탕이 되어 2021년 1월 제2차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됐다. 부평문화도시는 부평구문화재단에 소속된 조직구조로, 구성원의 상당수가 정규직이다보니 다른 문화도시에 비해 조직구성의 안정성이 높다. 최인호 문화도시센터장은, 2007년 부평문화재단 출범과 함께 입사하여 재단근무경력 17년 차이다. 문화재단에서 행정 및 기획일을 담당해오다가 부평구가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된 2021년 근무부서를 옮겨 문화도시센터 연대팀장으로 일해 오던 중 올해 7월 문화도시 센터장 직책에 임명되었다. 부평문화도시는 시민과 소통하는 사업을 통해, 시민이 주도하는 문화거버넌스, 지속가능한 지역문화 생태계, 지역 선순환의 문화 일자리 창출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인호 센터장이 전하는 부평문화도시의 사업과 성과에 대해 알아본다.
부평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역사적 특징이 문화로 성숙한 도시이다. 인천과 서울을 잇는 경인선 철도 개통으로 지정학적 요충지가 되면서, 일제강점기에는 육군조병창, 해방 이후에는 미군수지원사령부 애스컴(ASCOM: Army Service Command)이 자리하던 도시다. 인천육군조병창과 24개의 부평지하호, 삼릉(미쓰비시) 줄사택 등 일제강점기 시대의 역사뿐 아니라, 해방 이후 애스컴시티와 미군 클럽이 집중적으로 모여있던 부평 신촌 등은 우리나라 역사의 아픈 기억이기도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발달한 독창적인 문화는 현재까지 주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인천시의 대부분 도시가 해양 문화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부평은 농경문화가 발달하여 풍물, 두레놀이 등이 발달한 도시이다. 이러한 농경문화를 토대로 부평풍물대축제가 28년 동안 지속돼 오고 있다. 이와같이 부평은 이질적 뿌리를 가진 문화가 저마다 다른 가지를 뻗어 서브컬처의 맥락을 형성하고 있다. 이를 두고 ‘혼종다양성’이라는 용어로 부평을 설명하기도 하는데 많은 사람이 이에 공감한다. 부평이 인천에서 가장 먼저 문화도시로 지정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이런 특징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부평구 문화도시 사업의 특징은 음악 중심의 문화도시라는 것이다. 부평은 애스컴과 미군 클럽 등을 통해 미국 대중문화가 빠르게 유입돼 자리 잡은 곳으로 캠프마켓을 중심으로 형성된 대중음악이 뿌리를 내린 곳이다. 이를 토대로 2016년부터 지역특성화 사업으로 음악도시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현재 문화도시까지 자연스럽게 사업이 연결되어 진행되고 있다. 부평구는 음악중심 문화도시이다보니 지역뮤지션을 발굴하고 뮤지션의 재능을 주민의 삶과 연결하여 실생활에서 구현하고 있다. 일례로 ‘오선지에 적자! 나의 인생 이야기를 담아서!’를 줄인 ‘오작쓰작’은 시니어들이 작사가가 되어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가사로 만들고 직접 노래를 불러 녹음한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에서 참여하신 분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할 정도로 치유의 효과까지 커서 참여자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부평문화도시는 음악이라는 문화 특성화를 추구하며 부평별곳, 뮤직 플로우 페스티벌, 굴포천천히 환경축제 등 대표 사업을 필두로 시민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부평별곳 사업은 동네 문화거점 확대 사업으로 다양한 일상 공간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존 공간에 문화를 더하는 기능을 확장하기 위해 부평 내 상업 및 예술창작공간 운영자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이들이 문화 생산 주체로 구심점을 형성하며 문화 시민력을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공연, 전시, 문화예술교육 등 전문 시설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일상의 공간으로 확대하여 주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부평의 대표적인 음악 공연 브랜드인 뮤직 플로우 페스티벌은 2021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는 공연으로 지역 주민들이 지역의 문화, 특히 음악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규모의 뮤직 페스티벌을 통해 문화도시 부평을 구민들이 체감하고, 지역 출신 뮤지션을 우선 섭외하여 대형무대 공연기회를 확보하고 있다. 음악을 중심으로 한 문화도시답게 지역뮤지션의 음반 제작은 물론 영상 제작과 공연활동까지 지원하며 지역 뮤지션의 활동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굴포천천히 환경축제는 지역의 기획자가 예술감독을 맡아 마켓, 환경 관련 강연, 공연 등을 잘 조화시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진행되고 있다. 지역의 사회적협동조합, 지역자활센터 등 지역 내 기관들과 연계하여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시민의 자발적인 능력이 도시 공간의 문화적 재생을 가능하게 만드는 힘이 되고 있다. 또한, 누구나 문화예술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우리 동네 문화 놀이터 ‘문화 공간 시소’, 음악으로 소통하는 음악마루 등이 있다. ‘시소’는 ‘시민 소통’을 줄인 용어로 지역에 필요한 문화공간을 제공하여 시민들이 손쉽게 참여하고 문화활동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꽤 쓸모 있는 도시실험’, 문화다양성 소모임 지원프로그램, 예술가들이 주체가 되어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도시예술연구소’, 주민이 주체가 되어 자신의 동네 문화를 기획하는 ‘땡땡(OO)동 문화기획’ 등 시민들의 문화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지하철 1호선의 문화도시 5개를 중심으로 ‘문화 1호선 사업’을 추진하는 등 수도권 문화도시의 교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문화도시 사업의 의의는 주민 스스로 도시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문화도시 사업 이전의 문화 활동은 주로 관이나 재단에서 주도하는 행사였다면,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한 이후 주민 스스로 직접 문화활동을 기획하거나, 도시 곳곳의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이러한 주민들의 실험적인 움직임은 도시를 변화시키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문화도시 사업이 워낙 대형사업이다 보니 과연 문화도시 사업이 끝난 이후에 어느 정도까지 사업이 지속될 수 있는 것 인지, 지속가능성에 대해 지역 내 많은 사람이 의문을 던지고 있다. 여러 가지 실험적인 사업들이 다양하게 진행되다보니 어떤 사업은 종료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표현하는 시민들도 많다. 문화도시 사업이 종료됨으로써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시민들의 의욕을 꺾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다. ▷ 부평구 문화도시 사업 평가와 전망 부평구는 2016년부터 음악사업을 특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갈산동에 음악마루 연습실을 2개 개소하면서 아트센터 외에도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거리공연과 연계 공연 등 다양한 음악 공연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시니어 작사가 프로젝트, 청소년 뮤지컬 교육, 아동 악기 교육, DJ 클래스, 음악 평론 교육, 음악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으로 음악은 시민의 일상에 스며 시민들의 문화활동 범위를 확장시켰다. 또한, 시민들이 직접 문화계획을 세우는 땡땡(OO)동 문화계획을 통해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기존 문화사업을 더욱 풍성하게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문화도시부평의 든든한 후원자인 문화두레시민회(두시)는 문화도시사업 종료 후에도 문화도시 부평이 유지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부평별곳을 통해 지역의 공간들을 거점화시켰고, 아트센터나 생활문화센터가 아닌 민간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을 펼쳐왔다. 5년간은 무료로 진행되나 점차 재료비나 일부 프로그램을 유료화하는 방법으로 지속적인 문화 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문화도시 사업 전반에 대한 제언 5년간 매년 30억을 쓰는 것보다 15억씩 10년간 쓰는 방식으로 좀더 오래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형식을 바꾸는 것에 대한 생각을 늘 한다. 문화사업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실험기간을 포함하여, 활동의 응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비로소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즈음 지원이 끊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또한, 문화도시 사업은 지자체의 응원과 격려가 매우 필요한 사업이다. 의회나 지역 예술인들이 든든한 지원자로 버팀목이 될 때 시민들이 믿고 같이 협력할 수 있다. 부평구 문화도시 사업은 2025년 종료될 예정이다. 사업이 종료되면 이를 부평구문화재단으로 연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에 대해 면밀한 분석을 통하여 선택과 집중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문화도시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인천시와 부평구, 부평구문화재단이 한뜻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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