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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과 AI가 칠판과 분필을 대체하는 시대, 단순한 반복 업무를 넘어 창의적인 일까지 빠르게 처리하는 AI의 급속한 변화에 암기식 교육의 효용은 수명을 다하고 있다. 교육이 키워야 할 핵심역량에 대한 고민이 커지면서 학교 현장에서도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고창교육지원청은 지난 3월 고창교육의 변화를 이끌어갈 신임 교육장을 맞았다. 신임 한숙경(60) 교육장은 이리초, 이리여중, 남성여고 출신으로 전주교육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모교인 이리초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장학사, 교감을 거쳐, 남원 용성초, 익산 낭산초에서 교장으로 근무했다. 직전까지 전북도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장으로 재직했던 한숙경 교육장은 높은 학구열로 교육방법(원광대학교, 1990) 석사 학위를 받았고, 1995년에는 교육심리 및 상담심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를 기반으로 7년간 전주교육대학교에서 겸임 조교수로 재직했고 원광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심리, 상담심리, 학습심리, 아동발달, 학부모교육 등을 강의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특히 마음이 쓰여 고창에 부임해서도 제일 먼저 고창행복원과 요엘원을 찾았다는 한숙경 교육장은 특유의 자상함과 섬세함을 바탕으로 결단력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숙경 신임 교육장으로부터 고창교육장으로 부임한 소감을 비롯하여 교육적 신념과 고창교육을 이끌어 갈 방향 등을 알아보았다.
▷ 고창교육장으로 부임하신 소감은? 교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고창에서 근무한 적은 없지만, 강의 차 고창교육지원청과 여러 학교를 방문했었다. 또한, 아들이 고창과의 깊은 인연을 만들어주었다. 영선중학교에서 진행된 1박 2일의 기숙형 소프트웨어 캠프에 참여했다가 그 캠프에 반한 아들이 영선중을 다녔기 때문에 고창은 예전부터 친숙한 도시였다. 이제 진짜 고창의 내부 사람이 되어 생활해보니 고창의 역동적인 힘이 실감된다. 부임하자마자 처음 참여한 행사가 3·1절 기념 행사였는데 의향으로서의 고창군민의 자부심이 와 닿았다. 세계문화유산의 도시답게 문화수준이 높고 여유있는 고장이라는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요즘 주변사람들에게 “이제야 고창에 오게 되었다. 고창에 오는 데 60년 걸렸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만큼 고창교육장으로서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해 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다. ▷ 교육자로서의 소명에 대해 소개하신다면? 어린 시절부터 다른 직업에 대해서는 생각한 적이 없을 정도로 교직은 천직이라 할 만큼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부모님 모두 교육자이셨는데, 아버지는 한국교육자대상을 수상하셨고 교장으로 퇴임하셨다. 하지만, 정작 저의 멘토는 평교사로 평생을 사셨던 어머니다. 학생들에 대한 어머니의 깊은 애정과 성실함이 어린 시절부터 나에게도 자연스럽게 내면화되었다. 어머니가 건강문제로 명예퇴직을 하려 했더니 교장선생님께서 “아이들 곁에만 계셔도 배움을 주는 분”이라며 만류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탈무드에도 그런 말이 있듯, 학생들이 의지하고 자연스럽게 배움이 일어나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또한, 가훈 '상락정진(常樂精進)'은 평생의 좌우명이 되었다. 언제나 즐겁게 힘써 나아간다는 상락정진의 정신을 마음에 새기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 ▷ 교육현장에서의 보람은? 교사로서 교육복지에 관심이 많았고, 교육복지 마인드로 학교를 경영하고 싶었기 때문에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평교사 시절부터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에게 관심을 기울였다. 평교사 시절, 고아원에서 자란 4명의 학생들이 학교에 입학한 적이 있었는데 담임을 자청했다. 그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가르치지 못하는 것들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집에도 데려가서 ‘가정’이라는 공간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천원씩 용돈을 주면서 물건을 사거나 공중전화를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기본적인 사회생활을 가르쳤다. 시간이 흘러 그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 우연히 만났는데, 모두 잘 성장한 모습을 보고 ‘내 손을 떠난 아이들이 잘 자랄까?’ 걱정됐던 그 마음이 기우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의 성장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모두 함께하는 일이라는 것과, 우리 사회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와 같이, 아이들의 성장은 교사의 보람이다. 또한, 그러한 교육적 신념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낄 때 행복하다. ▷ 고창교육을 이끌어 가실 방향은?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미래교육정책연구소에 재직하던 2024년도 말에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정책만족도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교육정책에 대한 만족도와 향후 추진하기를 원하는 정책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고창지역의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는, 첫째 기초학력 향상, 둘째 맞춤형 학습 지원, 셋째 학력 향상로 나타났다. 고창의 높은 교육열을 알 수 있는 계기였다. 고창교육은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초등학교때부터 맞춤형 학력 지원으로 학습부진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중학교의 진로지도가 고등학교의 진학지도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문예체교육이 균형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프랑스 중산층의 조건은, 자유롭게 구사하는 외국어 하나, 자신의 신체로 직접 즐기는 스포츠 하나, 다룰 줄 아는 악기 하나, 잘하는 요리 하나, 공분에 의연히 참여하는 자세, 꾸준한 봉사활동이라고 한다. 고창의 모든 학생들이 그렇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특히, AI시대를 살아갈 미래의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계가 할 수 없는 세 가지의 힘을 갖추는 일이다. 첫째,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창의력, 둘째, 비판적 사고력, 셋째, 공감과 협업의 감성지능이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AI시대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가치창출’이야말로 기계가 흉내낼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며 미래의 교육은 가치창출의 교육이어야 할 것이다. 때마침 올 9월에는 창의예술공간이 개관한다. 이 공간에서 고창의 학생들의 자기주도성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이 많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를 통해 학력과 자치능력, 바른 인성이 함께 발맞춰 나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4월 18일과 19일에는 『고창에 에듀테크가 ON-多』라는 주제로 고창 AI+ 미래교실 페스타가 펼쳐질 예정이다. 미래교육을 선도하는 주말 캠프 수업 성과들을 모아서 페스타로 연결하고 좀더 내실있고 성대하게 준비하고 있다. ▷ 끝으로 당부말씀은? 교육의 본질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미래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갈수록 커져가는 불확실성으로 미래예측이 어려워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사회일수록 더욱 중요하고 변하지 않는 가치는 인성교육이다. 세상이 점점 개별화되는 것 같지만, 결국 협업할 수 있는 인재가 더욱 필요한 시대이다. 이러한 방향성으로 38년의 교직 생활에서 배운 모든 것을 고창교육을 위해 쏟고 싶다. 하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고창교육의 바람직한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공동체와 군민의 동참이 필수적이다. 고창군에는 유치원 19곳을 포함하여 총 59개의 학교가 있다. 초등학교 20개교, 중학교 14개교, 고등학교 6개교이다. 학생수는 유치원생 216명, 초등학생 1,456명, 중학생 1,336명, 고등학생 1,543명으로 총 4,551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수는 유치원 33명, 초등교사 249명, 중학교 교사 188명, 고등학교 교사 191명으로 사립학교 선생님 224명을 포함하여 총 661명의 선생님이 재직하고 있다. 일반직과 교육공무직에 종사하는 분들은 총 492명으로, 제도권 교육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만 해도 5,704명이다. 이처럼 직접적인 관련자 뿐 아니라 고창의 모든 분들과 함께 인재를 기르고, 인재가 다시 지역을 살리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우리 모두의 목표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따뜻한 관심으로 우리 아이들이 미래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도 함께 도와주시기를 소망한다. 유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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