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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로 미래를 짓다, 상하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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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상하농원(매일홀딩스) 김정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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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01일(목) 17:04 [(주)고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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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상하농원(매일홀딩스) 김정완 회장 | ⓒ (주)고창신문 | |
도시에서는 직선으로 흐르던 시간이 곡선으로 형태를 바꾸는 상하농원에서는, 갑자기 쏟아지는 생경한 자유를 무방비하게 맞아도 좋다.
도시의 빠른 속도에 방전된 삶은, 기세(氣勢) 좋은 자연과 생명체로부터 에너지를 충전하고 색다른 영감을 얻는다.
2016년 4월 문을 열어 이제는 우리나라 전역에 이름이 알려진 고창군 상하농원이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유기농’, ‘6차산업’이라는 용어가 낯설던 그 시절, 세상의 규칙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숨 쉬어 온 상하농원은 돈보다 더 큰 미래를 얻고자 한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의 신념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김정완 회장은 남의 것을 따라하기보다 ‘건강한 매일, 맛있는 매일, 새로운 매일’을 미션으로 창의, 소통, 열정, 상생의 핵심가치를 통해 ‘More than Food, Beyond KOREA’(새로운 식문화를 창조하며 글로벌로 나아간다)를 지향한다.
당시 생소했던 ‘체험형 농촌테마파크’라는 새로운 장르의 사업을 추진한 것도 그의 도전정신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매일유업 내부에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반대 의견도 나왔지만 김 회장은 “숫자를 따라간다고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임직원을 설득했다.
대기업의 세련미, 유기농의 순수한 건강함, 체험형 농장의 따뜻함까지 고루 갖춘 상하농원의 오늘이 있기까지, 남들이 외면한 꿈을 향해 도전을 이어 온 김정완 회장을 만나 그의 신념과 철학을 직접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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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고창신문 발전기원 사인 | ⓒ (주)고창신문 | |
▷ 전국 수많은 지역 중 고창에 상하농원을 세우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처음 고창에 발을 디뎠을 때, 깨끗한 공기와 넉넉한 자연, 그리고 지역 농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선친 김복용 회장님이 1969년 기업을 세우실 때는 ‘낙농보국(酪農報國)’의 창업정신으로, 굶주리는 국민을 ‘먹고 살게 하자’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이제 저는 ‘제대로 잘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목표입니다.
매일유업이 가진 먹거리에 대한 철학과 고창의 풍요로운 자연 자원, 그리고 농민들의 땀이 더해진다면 “이곳에서 진짜 건강한 식문화가 시작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단순한 공장이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찾아와 지역 농산물을 경험하고, 그 가치를 이해하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고창을 기반으로 전국의 좋은 농산물을 가공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건강한 먹거리로 전달하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고자 상하농원을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미래의 터전으로서 손색없는 고창의 가치를 느꼈습니다.
▷ 처음에 주변에서 반대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그럼에도 추구하고 싶으셨던 가치나 경영철학은 무엇이었는지?
돈을 벌고자 했다면 기계화·자동화를 통해 대량생산 시스템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돈보다는 좀더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먹거리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어떻게’를 고민하며 전세계의 선진지를 견학했습니다. 그중 일본, 프랑스 등지에서, 사람들이 자기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로 먹거리를 직접 만들고 이에 대한 자부심으로 지역민과 기업이 상생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며 먹거리의 가치를 느끼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당시에는 '농업과 관광을 결합한 모델' 자체가 생소했지만, 농업도 충분히 ‘보여주고, 즐기고, 배우는 산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농산물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긴 시간과 정성, 그리고 그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는 공간으로서 상하농원을 설립했습니다. 농민이 자부심을 느끼고,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 생태계, 그것이 끝까지 지키고 싶은 철학입니다.
▷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6차 산업의 의미와 그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6차 산업은 단순한 산업 구조가 아니라, 농업의 본질을 살리고 사람과 지역을 연결하는 지속가능한 생태계입니다. 1차 생산(농업)에 2차 가공, 3차 체험·서비스가 더해졌을 때 비로소 농촌이 살아 숨 쉬고, 농민의 삶도 풍요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부가가치를, 지역은 활기를, 국민은 더 나은 제품을 얻게 되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먹거리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지면, 많은 국민은 대량생산된 먹거리를 먹지 않을 것입니다. 상하농원은 미래에 투자한 농원이며 다음 세대를 위해 터를 잡은 것입니다.
▷ 상하농원을 경영해 오시면서 보람과 기쁨을 느끼신 순간은?
상하농원을 찾은 고객이 “이제야 진짜 음식을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할 때,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일하며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여기서 일하면서 삶의 의미를 다시 찾았다”고 이야기할 때, 그리고 지역 농가에서 “우리 농산물이 자랑스럽다”고 할 때 그 모든 순간이 제게는 큰 보람입니다.
서울 일도 바쁘지만, 자주 상하농원에 내려오고 있습니다. 마음이 고창을 원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상하의 젖소들이 만들어내는 유기농 우유가 좋은 것은 다 아실 것입니다.
매일유업 커피 브랜드 ‘폴 바셋(PaulBassett)’의 제품들은 우리 우유를 사용합니다. 특히 폴 바셋의 ‘라테’ 메뉴는 우유 전문 기업이 만드는 메뉴인 만큼 차별화된 맛으로 소비자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또한, 일본 독일 등지에서 직접 기술을 익힌 장인들이 만들어내는 100% 돼지고기 소시지를 비롯하여 원적외선으로 저온에서 생산하는 참기름, 스마트 팜 딸기와 잼 등 자랑을 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참, 최근에는 멜론 장아찌가 너무 맛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멜론 장아찌는 지역 농가에서 솎아내는 작은 멜론으로 만드는 장아찌입니다. 과거에는 버려졌던 멜론이 이제 맛있는 장아찌로 탄생하여 농가와 기업의 상생을 돕고 있습니다.
올해 3월에는 서울 청담동에 ‘샤브식당 상하’가 문을 열었습니다. ‘고창에서 청담으로, 밭에서 식탁으로, 고창 상하농원의 헤리티지를 담은 외식’을 표방하며 건강한 저속노화 식단을 선보이는 돼지고기 샤브식당입니다.
이처럼 상하농원이 모티브가 되어 제대로 된 먹거리를 만들고 이 가치를 알아주실 때 큰 기쁨을 느낍니다.
▷ 반면, 어려움도 많으셨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어려우신지?
초기에는 ‘6차산업’‘체험형 농촌테마파크’라는 개념을 비롯하여 지속가능한 농업 모델을 이해시키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습니다.‘농업은 느리다’는 본질을 인정하면서도, 기업으로서 속도감있게 혁신을 병행해야 하는 딜레마를 풀어내는 일도 어려운 과제입니다. 제품을 팔아야 수익이 되고 이를 재투자할 여력이 생기는데 상하농원의 모든 제품은 느리게 소량으로 생산되다보니 수익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또한, 고창군민들에게는 상하농원이 무료로 개방되고 있음에도 찾아주시는 고창주민들이 기대보다 적습니다. 상하농원이 고창의 자랑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주민들의 관심이 생각 같지 않아서, 우리 지역의 기업이라는 소속감과 자부심을 드리지 못했나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가장 힘든 부분은 인적 자원 부족으로 사람을 구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점입니다. 디자인 마케팅 등 전문 기술과 감각을 갖춘 젊은이들을 영입하기가 어렵고, 어렵사리 잘 적응하나 싶으면 다시 도시로 떠나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농어촌에 자리 잡은 기업의 공통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이러한 어려움들은 빨리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나무도 거목이 되려면 30년 50년 기다려야 하듯, 시간이 걸려도 올바른 길을 걷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길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처음 상하농원을 시작할 때의 마음처럼 늘 진심을 담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 상하농원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나아가시고자 하는 방향은?
상하농원의 성장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지역과 자연, 사람과의 ‘지속가능한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지역 농민들과의 동반 성장입니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정직하게 가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공정함’과 ‘신뢰’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진정성 있는 체험 콘텐츠입니다. 먹는 즐거움에 그치지 않고, 농업과 식문화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셋째는 환경과의 공존입니다. 생산·운영 전반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로컬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며, 농촌의 생태가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평소 삶의 지향점이나 좌우명을 소개하신다면?
저는 항상 “제대로 하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것을, 진심을 담아 제대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저의 기본 철학입니다. 남들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본질에 충실한 것을 하고 싶습니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겉으로 보기 좋은 것보다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잊지 않고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사람의 힘입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조직이 살아 움직입니다. 좋은 사람, 미래를 믿고 준비하는 사람이 결국 회사를 성장시킨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직원들에게도 늘 자발적으로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 바쁜 일정 속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예전에는 하루 종일 회의에 묻혀 사는 날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직원들이 스스로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맡기고, 저는 10년 뒤 세상을 고민하고 공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려면 단순히 운동이나 식습관을 넘어서, 자신만의 호흡과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자연을 가까이하고, 많은 곳을 여행하며,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지 대비하는 일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이번 인터뷰를 통해 고창군민들에게 전하실 말씀은?
고창에서 상하농원을 시작한 이후, 고창은 제게 단순한 사업지가 아닌 제 삶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상하농원 가까이에 100여 채의 집을 짓고, 고창의 공기를 호흡하고 싶은 사람들과 같이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려는 구상도 하고 있습니다.
상하농원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고창의 가치와 문화를 함께 나누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상하농원에 오신 분들이 상하농원의 제품을 사가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고창이 얼마나 풍요롭고 아름다운 땅인지 느끼고 돌아가셨으면 합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고창과 함께 성장하겠습니다.
지역 농가와의 상생, 고창만의 콘텐츠 개발, 그리고 군민 여러분과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촌 문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고창군민 여러분의 애정 어린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상하농원이 여러분께 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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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체험교실 : 소시지 만들기 | ⓒ (주)고창신문 | |
▷ 고창군민에게 무료로 개방되는 상하농원
한편, 6차 산업의 국내 성공모델로 인정받고 있는 상하농원은 환경을 보호하는 건강한 먹거리 생산으로 친환경 농업과 지속가능한 운영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그 역사를 살펴보면, 2008년 상하농원 조성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2010년 고창군과 매일유업의 사업투자 확정으로 2011년 아티스트 김범 작가와 서울대 추준웅 교수가 건축설계를 시작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2011년 유기농 목장 체험활동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상하농원의 자랑인 순백색동물복지유정란 판매가 시작됐다. 2016년 본격적인 오픈이후에도 상하농원의 변신은 계속됐다.
2018년 휴양시설인 호텔 파머스 빌리지가 오픈한 데 이어 2020년 길이 50m를 자랑하는 수영장과 스파가 차례로 문을 열었다.
2022년 체험시설인 스마트팜, 생산시설인 참기름 공방이 문을 열어 상하농원은 생산시설을 비롯하여 체험시설, 휴양시설, 식음시설, 판매시설을 갖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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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동물농장 : 먹이주기 체험 | ⓒ (주)고창신문 | |
‘짓다, 먹다, 놀다’를 모토로, 생산시설(짓다)인 햄공방, 과일공방, 카스텔라공방, 발효공방, 참기름공방을 비롯하여 판매 및 식음시설(먹다)로는 상하키친, 농원식당, 파머스카페 상하, 파머스마켓이 있다. 또한 체험교실, 체험목장(동물농장, 양떼목장), 스마트팜, 호텔 파머스빌리지와 수영장, 스파 등 휴양 및 체험시설(놀다)을 운영하고 있다.
건강하고 신선한 재료와 수제 생산으로 바람직한 식문화 발전을 선도하는 상하농원은 지역상생의 가치 실현을 위해 고창군민에게 무료로 개방되며, 지역농가과의 협력, 지역주민에게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농업과 자연이 결합된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는 그 어느 곳에서도 찾기 힘든 명소가 되었으며 자연과 농업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계절별로 진행되는 행사로는 5월 가정의 달 이벤트, 6월 상하농원 음악회와 여름철 수영장 오픈, 비어(Beer)페스티벌, 9월 수목원 가을소풍, 10월 팜 페스티벌과 추석 이벤트, 겨울에는 김장 페스티벌과 겨울사진공모전, 딸기체험 등이 진행되고 있다.
상하농원이 심는 것은 단지 씨앗이 아니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자라나는 미래의 가능성이다. 지속가능한 농업과 상생의 가치를 품은 상하농원의 터전에는 ‘제대로 된 내일’이 자라고 있다.
유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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