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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황윤석도서관 개관 “과거를 품고 내일을 읽다”

2025년 12월 04일(목) 15:24 [(주)고창신문]

 

고창황윤석도서관 개관 “과거를 품고 내일을 읽다”

ⓒ (주)고창신문



고창황윤석도서관이 12월 3일 성대한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이날 행사에는 심덕섭 고창군수를 비롯해 전국의 도서관 관계자와 이재 황윤석 선생의 후손, 지역 사회 단체장과 주민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해 새로운 문화공간의 탄생을 함께 축하했다.
심덕섭 군수는 “기억해야 할 날 12월 3일에 미래 세대의 지적 거점을 연다”는 의미를 더해 개관식의 무게를 강조했다. 또한, 도서 기증과 수목 기증도 이루어져 ‘군민이 함께 지은 도서관’이라는 상징성이 강화됐다.

복합문화공간으로 탄생한 ‘지식 플랫폼’
고창읍 월곡지구에 자리한 고창황윤석도서관은 연면적 3,815㎡ 규모로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구성된 복합문화공간이다.
외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정전을 모티브로 한 긴 목구조 지붕과 투명한 유리 파사드다.
설계를 맡은 유현준 건축가는 “큰 나무 아래 그늘에서 책을 읽는 듯한 도서관”을 콘셉트로 삼았다. 긴 박공지붕 아래 나무 기둥들을 리듬감 있게 배치해 기둥과 지붕 중심 구조의 전통건축 미학을 살리면서도 유리 파사드로 개방감을 더했다. 92m에 이르는 길이의 건물은 어느 한 구간도 같은 단면을 반복하지 않도록 설계해, 공간을 따라 걷는 동선 자체가 ‘풍경’이 되도록 의도했다. 천장고가 높아 시야가 확 트이는 구간과,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일부러 낮춘 구간을 교차 배치해 ‘머무는 자리’와 ‘몰입하는 자리’를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건물 전면에서 보이는 지붕의 선은 고창의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묻히면서도, “이 지역에 와야만 볼 수 있는 건축”이라는 랜드마크성을 동시에 노린 결과물이다. 이러한 외관과 더불어 ‘스마트 도서관’으로서의 기능도 강조했다.
도서자동화시스템을 통해 신속한 대출·반납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안내로 이용자가 보다 직관적으로 공간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문자를 통해 연결된 뇌, 도서관이 만든 집단지성”
건축가 유현준 교수는 개관특강에서 ‘도서관은 왜 있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도시와 문자의 탄생에서 출발해 도서관의 의미를 풀어냈다. 그는 인간의 뇌를 “언어를 매개로 병렬 연결된 슈퍼컴퓨터”에 비유하며,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 사는 사람들의 뇌를 연결하는 장치가 바로 문자이고, 그 문자가 축적되어 있는 곳이 도서관”이라고 설명했다. 도서관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뇌를 병렬구조로 연결한 슈퍼 컴퓨터와 같아서 지성의 시너지효과가 발휘된다는 것이다.
유 건축가는 현대 도시의 공간 양극화 문제도 짚었다. 그는 “좋은 도시는 돈이 없어도 누구나 접근 가능한 벤치와 도서관, 공원 같은 공공 공간의 밀도로 평가해야 한다”며 “콘텐츠의 과잉으로 공통의 경험을 나누기 어려운 시대일수록, 오프라인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건축가는 도서관을 “도시 안에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억과 추억을 담는 그릇”으로 정의했다.
유 건축가는 “지하1층에서 볼 수 있는 콘크리트 벽이 앞으로 이곳의 문화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예컨대 초등학생의 타일벽화로 완성되어 가길 기대한다”며 “건축가는 그릇의 형태를 스케치할 뿐, 그 안을 채색하는 것은 이곳을 실제 이용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고창황윤석도서관이 세대와 계층을 잇는 수많은 기억의 총합으로 채워질 때, 비로소 하나의 공동체가 완성된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과거를 품고 내일을 읽는’ 도서관이 이제 지역의 역사와 오늘, 그리고 AI 시대의 내일을 한 지붕 아래 엮어낼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남은 것은 건물을 채우는 사람들의 시간이다. 책을 들고, 노트를 펼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순간들이 켜켜이 쌓일 때, 고창황윤석도서관은 비로소 이 도시의 공공지성, 그리고 가장 따뜻한 공동체의 얼굴이 될 것이다.

유석영 기자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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