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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고창농악 상쇠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은 고창농악 이명훈 고문은 35년간 현장에서 고창농악의 맥을 지켜온 전승자다. 이번 보유자 인정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고창농악이 걸어온 역사와 이를 지켜온 공동체의 시간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결과로 평가된다. 1990년대 초 고창농악에 입문한 이후 그는 기록과 교육, 공연 현장을 오가며 고창농악의 전승 기반을 다져왔다. 전수관 운영과 후학 양성, 학술 기록 작업까지 맡아오며 고창농악의 현재를 만들어온 인물로, 보존회 활동과 전승 교육을 통해 고창농악이 전국적 전승 모델로 자리 잡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본지는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보유자로 인정받은 이후의 의미와 상쇠 예능 전승에 대한 생각, 그리고 고창농악의 미래에 대한 시선을 듣기 위해 이명훈 고문과 마주 앉았다. ▶ 기쁨보다 먼저 떠오른 건, 함께해 온 사람들 보유자 인정 소식을 접한 순간의 소회를 묻자, 그는 기쁨과 함께 ‘뭉클함’이라는 단어를 먼저 꺼냈다. “제가 상쇠 예능보유자가 됐다는 건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창농악을 함께해 온 수많은 분들의 덕이죠. 개인의 영광이기보다는 고창농악 전체의 영광이라고 느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로는 고(故) 황규언 선생님과 고창농악 원로들을 꼽았다. “선생님들이 계셨다면 얼마나 기뻐해 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보존회원분들도 자기 일처럼 축하해 주셨습니다. 농악은 결국 사람들이 이어온 문화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됐죠.” ▶ 오랜 기다림 끝에 더 무거워진 책임 보유자 인정은 기쁨의 순간이었지만, 수년간 이어진 도전과 기다림의 시간이 먼저 떠올랐다. 20여 년 만에 전북에서 농악 예능보유자가 나오는 상황 속에서 길어진 행정 절차를 견뎌야 했던 과정은, 그에게 보유자라는 이름의 무게를 더욱 실감하게 했다. 그는 이번 인정을 ‘기쁨보다 책임이 앞서는 자리’라고 받아들였다. “2018년 첫 도전 이후 2022년에 다시 신청했지만,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오랜 기간 결과를 기다려야 했던 시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통해 결과로 증명됐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준비해 준 고창농악 이수자들과 회원들, 그리고 고창농악을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 심사는 연주가 아니라 전승을 보는 과정 보유자 심사 준비 과정은 고창농악의 역사를 다시 정리하는 시간이자, 보존회 전체가 전승의 의미를 되짚는 과정이기도 했다. “서류를 준비하며 고창농악의 역사성과 상쇠의 계보, 35년간의 활동을 하나하나 정리했습니다. 단체 종목이다 보니 보존회 운영의 투명성과 전승 방식, 회의 기록까지 함께 살폈고, 문화재 공개행사를 꾸준히 이어온 기록도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서류 준비에 그치지 않고 실기심사 역시 보존회 전체가 함께 준비했다. 문굿과 풍장굿, 판굿, 도둑잽이굿, 구정놀이 등 현장에서 이어온 연행을 온전히 보여주기 위해 구성원들은 오랜 시간 연습을 거듭했다. ▶ 상쇠는 농악판 전체를 읽는 사람 상쇠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그는 ‘상징적인 존재’라는 표현을 썼다. “상쇠는 단순히 연주를 이끄는 지휘자가 아닙니다. 한 지역의 농악과 단체를 이끌어가는 중심이죠.” 상쇠는 가락만 아는 사람이 아니라 굿 문화 전체를 이해해야 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문굿과 판굿, 풍장굿 등 삶의 가까운 곳에서 굿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를 알고 공동체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고창농악이라는 문화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상쇠라고 생각합니다.” ▶ 제도가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무형유산 제도에 대한 질문에는 분명한 시선을 보였다. “공동체 사회가 무너지며 현장에서 굿이 사라지는 모습을 직접 봐왔습니다. 무형유산 제도는 전통을 이어갈 수 있게 만들고, 전승 주체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하는 장치입니다.” 다만 제도를 둘러싼 현실적인 고민도 함께 언급했다. “무형유산 보유단체와 보유자 간의 갈등을 비롯해 여러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이번 고창농악 상쇠 예능보유자 인정은 전통 전승의 방향성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봅니다.” ▶ 과거와 현재가 함께 가야 농악이 산다 전통의 보존과 현재성에 대해 그는 ‘공존’을 강조했다. “끊임없이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농악을 해야 합니다. 너무 고착화돼서도, 그렇다고 창작만 해서는 안 됩니다.” 40년의 역사 위에서 교육과 공연, 창작 활동이 함께 큰 물줄기처럼 흘러가는 것이 고창농악의 힘이라고 덧붙였다. “뿌리를 잊지 않고 굿을 치는 것, 그 의미를 담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이제는 이름에 걸맞은 상쇠로 보유자로서의 다짐을 묻자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고창농악 상쇠 예능보유자로서 제 이름에 걸맞은 인품과 기량을 갖추기 위해 더욱 스스로를 단련해 나가겠습니다. 누구에게나 당당할 수 있는 상쇠로 남고 싶습니다.” 끝으로 그는 후배들과 지역사회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농악의 길이 쉽지는 않지만, 고생한 만큼 인정받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선배로서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아울러 고창농악을 응원해 주신 심덕섭 고창군수님과 김성수 도의원님, 고창군의회 의원님들, 그리고 모든 고창군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김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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