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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정치, 악화가 양화를 밀어내는가?

의혹과 비난이라는 악화를 소비하면 정책과 비전이라는 양화는 사라진다.

2026년 01월 28일(수) 11:19 [(주)고창신문]

 


고창정치, 악화가 양화를 밀어내는가?



의혹과 비난이라는 악화를 소비하면 정책과 비전이라는 양화는 사라진다.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고창 정치가 건설적 논쟁을 넘어 소모적 공방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기획된 정치쟁점화는 의혹과 프레임 설정에서 출발해 불신을 확산시키고, 진영 간 갈등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정치적 이득을 노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고창군의 현 상황은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한다’는 그레셤의 법칙을 떠올리게 한다. 이 법칙은 본래 화폐 유통의 왜곡을 설명한 경제학적 개념이지만, 오늘날에는 정치와 사회 전반에서 ‘나쁜 것이 좋은 것을 밀어내는 현상’을 비유하는 관용적 표현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지금 고창군의 정치 환경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질 낮은 화폐가 가치 있는 화폐를 몰아내듯, 정책과 비전이라는 ‘양화’는 설 자리를 잃고,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비난이라는 ‘악화’만이 여론의 공간을 점령하고 있다. 그 결과 정책 경쟁은 사라지고, 자극적인 주장과 감정적 공방이 여론의 중심을 차지하는 왜곡된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의혹과 비난, 증오와 분노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건전한 경쟁은 실종되고, 지역의 미래를 위해 사용되어야 할 에너지는 정책 논의가 아닌 공격과 방어에 소모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소모전에 그치지 않는다.

이 같은 갈등의 누적은 결국 지역 이미지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 지역은 외부에서 불안정하고 신뢰하기 어려운 곳으로 인식되기 쉽다. 투자 유치와 관광 활성화는 물론, 각종 공모사업과 예산 확보 과정에서도 이러한 불신은 고스란히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하며, 그 피해는 결국 군민 전체에게 되돌아온다.

그레셤의 법칙은 자연법칙이 아니다. 사람들이 어떤 화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질서는 달라진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군민이 의혹과 비난이라는 악화를 소비하는 순간, 정책과 비전이라는 양화는 사라진다. 반대로 군민이 양화를 선택할 때, 악화는 힘을 잃는다.

선거는 경쟁이지만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지역은 지속돼야 하고, 군민 삶의 질은 높아져야 한다. 진흙탕에 발을 담그지 않는 선택, 그것이 군민이 행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성숙한 정치적 힘이다.

유석영 기자

고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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