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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가업 '은하양품' 고창전통시장의 한복판, 4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켜온 ‘은하양품’은 단순한 상점이 아니다. 이곳은 고창 사람들의 명절과 일상, 가족의 시간을 함께 품어온 기억의 공간이다. 그리고 그 간판 아래에는 지금, 시장 전체를 책임지는 한 사람이 서 있다. 고창전통시장 상인회장 성은아 씨다. 성 회장은 고창에서 나고 자란 ‘고창 토박이’다. 고창초등학교와 고창여중·여고를 졸업한 그녀에게 고창은 삶의 배경이자 전부다. 어머니가 40여 년 전 고창읍내에 문을 연 은하양품은 당시 선물 가게가 귀하던 시절, 고창 읍내의 중심 같은 공간이었다. 명절이면 서울에서 내려온 자식들에게 줄 속옷과 양말을 사려는 부모들로 시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 풍경은 지금도 성 회장의 기억 속에 또렷이 남아 있다. “제 이름은 ‘은아’인데, 가게 이름은 ‘은하’예요. 아버지가 ‘귀한 딸 이름을 그대로 쓰기엔 아깝다’며 글자 하나를 바꾸셨죠. 그 간판 아래서 40년을 버텼습니다.” 10여 년 전, 건강이 악화된 어머니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 성 회장은 가업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이제는 점포 하나를 넘어 시장 전체를 돌보는 상인회장으로 5년째 헌신하고 있다. “예전 시장의 활기를, 지금 방식으로 다시 살려보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다짐이다. ▶70년 역사의 숨결 고창전통시장의 역사는 70년을 훌쩍 넘는다. 조선시대 기록을 보면 고창 읍내장은 동부와 서부로 나뉘어 장이 설 만큼 규모가 컸다. 1964년 공식 시장 허가를 받았고, 1965년 현재의 장옥이 세워지며 현대적인 시장의 틀이 갖춰졌다. 2003년 아케이드 설치로 사계절 장보기가 가능해졌고, 5년 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사업을 통해 시장의 연혁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동문주차장 인근에 기록으로 남았다. “70년 넘게 고창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쌓인 곳이 바로 이 시장이에요. 회장직을 맡으며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가 이 역사를 기록하고 알리는 일이었습니다.” ▶"신뢰가 곧 브랜드입니다" 성 회장이 꼽는 고창전통시장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정직’과 ‘신뢰’다. 특히 명절 제수용품이나 시제 음식을 준비할 때 고창 군민들이 가장 먼저 시장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용정수산’의 해물탕 밀키트, ‘도담공방’의 도라지 캐러멜처럼 젊은 층과 외지인을 겨냥한 상품들이 등장하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우리 시장 상인들은 국내산이 아니면 팔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정육이나 수산물은 대형마트와 비교가 안 됩니다. 청년 상인들이 온라인 밴드를 운영하고, 방송에 출연해 전국적으로 알려지는 사례도 생기고 있어요.” ▶상인회의 헌신과 자생력 고창전통시장은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설시장이 아닌 사단법인 형태의 사설 시장이다. 상인들이 직접 관리비와 인건비를 부담해야 하는 구조지만, 동시에 주도적으로 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자생력의 기반이기도 하다. 성 회장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전북자치도의 각종 공모사업을 유치하며 전기시설 보수, 소방 안전 강화 등 시장 현대화를 이끌어왔다. “저는 스스로를 ‘세일즈 회장’이라고 불러요. 군수님, 행정기관을 찾아다니며 시장을 설명하고 예산을 따오는 역할이죠. 상인들이 한마음으로 동의해줘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설 맞이 대규모 환급 행사 이번 설을 맞아 시장이 준비한 대표 행사는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다. 수산물·농축산물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2만 원을 환급해주는 이 사업은 군 단위 시장으로서는 유치가 쉽지 않지만, 고창전통시장은 4년 연속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6만7천 원 이상 구매하면 2만 원을 돌려드립니다. 이 상품권이 다시 시장 안에서 쓰이니, 지역 경제에 그대로 돌아오는 사업이에요.” ▶미래를 향한 포부 성 회장의 시선은 이제 시장의 미래를 향해 있다. 상인 고령화에 대응한 환경 개선, 여름철 냉방 시설 확충, 맥주 축제와 야시장 같은 문화 행사 정례화, 장날 무료 셔틀버스 운영 개선까지. 시장을 ‘머무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은 안전이 최우선이에요. 동시에 즐거워야 합니다. 시장에 오면 재미있고, 사람 냄새가 난다는 기억을 남기고 싶어요.” 성은아 회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시장의 주인이자 고객인 고창 군민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어머니 세대부터 저희를 찾아주신 단골 어르신들이 이제는 한두 분씩 보이지 않을 때 가슴이 참 아픕니다. 그분들이 지켜온 이 자리를 저희가 잘 이어받아 후배들에게 물려줘야죠. 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의 정이 오가는 곳입니다. 이번 설에도 고창의 따뜻한 인심이 살아있는 전통시장을 많이 찾아주세요. 저희가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김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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