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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근 칼럼> 기다림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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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근 고창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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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08월 16일(금) 17:48 [(주)고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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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3,100여 년 전. 중국 황하(黃河)의 줄기인 위수(胃水)라는 강가에서 73세의 강태공은 백발을 날리며, 곧은 낚시를 드리운 채 3년째 낚시질을 하고 있었다. 누덕누덕 꿰매진 허름한 옷차림으로 피라미 한 마리 낚지 못한 채 세월만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강태공은 한 나라를 경영할 높은 경륜과 지혜를 닦아 가슴에 품고 기다림의 행복에 젖어 있었던 것이다. 마치 태교를 다하며 새 생명이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어머니나, 봄에 새싹으로 틔울 겨울눈을 연한 솜털로 감싸며 매서운 겨울바람을 견디는 나무나, 피땀이 얼룩진 몸으로 전술과 체력을 다지고 시합을 기다리는 선수들처럼 성실한 준비로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大天命)의 찬란한 미래를 기약하는 값진 기다림이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빌 게이츠의 말처럼 디지털의 속도라는 최면에 빠져 매일매일 반복되는 경쟁속에 묻혀 도심의 한구석을 맴돌다 지친 모습으로 기다림의 여유를 꿈꾸지도 못한다. 드높고 푸르른 하늘을 쳐다보고 자연의 오묘한 연출에 감탄하며 이치를 깨닫거나, 한적한 숲길을 거닐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유를 갖지 못한다. 아무리 일상에 쫓기고 속도의 시대를 살아도 느릿하게 세상을 바라보며 새로움의 가치에 공감하며 관조하는 태도가 절실하다.
우체부가 배달하던 편지를 컴퓨터 이메일로 대신하고, 원고를 편집하여 출판하던 책들을 e-Book으로 활용하며, 시장에서 사야했던 필요한 물건들도 전자상거래로 구입하게 되었다. 그뿐 아니라 멀리 떨어져있는 그리운 사람도 화상으로 만날 수 있고, 지구촌 소식도 이웃처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정보화의 물결이 우리의 생활 곳곳에 깊숙이 자리잡게 되면서 많은 시간과 여유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함에도 현대인들은 여전히 바쁘다. 우리에게 다가온 정보화 시대를 현명하게 활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정보화의 진척으로 얻어진 휴식과 여가를 창의적으로 활용한다면 명예나 재산도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인 것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대학생들의 음주문화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여유가 새로움(창의력)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대학가 주점에서 대학생들이 주고받는 소주는 잔의 3분의 2가량만을 채워 마셨다. 한꺼번에 마시기 위한 원샷 문화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대학생의 음주문화를 본 주류회사에서는 무릎을 치며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냈다. 25°이던 소주를 23° 22° 20°의 소주를 생산하여 선풍적인 판매 성과를 올렸다. 이러한 새로움은 느긋한 여유로 주변을 되돌아보는 즐기는 생활 속에서 탄생되었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대회 때, 온 국민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길거리 응원에 동참하였다. 길거리 응원은 우리 민족에게 동질감을 높여주고, 승리를 기원하는 염원들을 담고 있었지만 다른 측면에는 그 속에 담긴 수많은 창의적 소재를 찾는 번득이는 발명자의 눈들도 많았다. 히딩크 감독의 지혜에서 출발하여 태극기를 소재로 한 수영복에 이르기까지 응원군중 속에 묻혀 여유로 즐기며 관찰하는 창안자들이 있었다. 아마 상당한 시간이 흐른뒤면 길거리의 용광로 같은 응원열기 속에서 하나씩 찾아낸 아이디어들이 새로운 상품으로 태어나 여유와 기다림의 열매로 우리 곁에 찾아오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가롭게 다니는 산책이나, 여유를 즐기며 다니는 여행, 조용히 앉아 책을 읽는 독서, 젊은이와 나누는 진솔한 대화들은 강태공의 낚시요, 창의력을 키우는 보고일 수 있다. 우리들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하늘 향해 커다란 기지개를 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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