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4335(=2002)년 12월 8일)
"노령맥 정기 받은
후백제 땅에
김제, 나주 넓은 벌에
굽이는 물결
복 되라 기름진 땅
정든 내 고장
유구히 지켜나갈
우리 전남북
큰북을 울려라
힘을 더 내자
밝아오는 내 고장
우리 대 호남"
나의 고향은 세계지도의 한복판에 자리한 한반도 남서쪽 노령산맥의 정기를 받은 옛날의 후백제 땅, 그 이름도 정겨운 '전라도'라네. 일찍이 왕인, 도선, 강항, 장보고, 황희, 윤선도, 정송강, 임제, 김덕령, 고경명, 김인후, 정다산, 기대승, 강증산, 박 소태산, 나철, 백용성 같은 인물들을 배출했으며, 전봉준, 김성수, 송진우, 김병로, 백관수, 함태영, 김재종, 백 남운, 그리고 노벨 수상자 김대중이, 이가람, 김영랑, 정인승, 채만식, 윤용하, 김해강, 신석정, 서정주, 박화성, 김현승, 김지하, 조정래, 그리고 혼불의 작가 최명희가, 허소치, 의재, 남농, 김보정, 나벽천, 운보, 우향, 그리고 천경자가, 매창, 논개, 신재효, 이날치, 그리고 김소희의 잔뼈가 굵었던 곳이다.
수수한 백제의 토기, 텁텁한 막걸리와 같은 순박한 우리 전라도 사람들! 판소리, 구성진 육자배기, 강강수월래, 진도아리랑, 정읍사, 산중신곡, 오우가, 성산별곡, 사미인곡, 정과정, 목민심서, 반계수록, 그리고 춘향전이 꽃피웠던 곳. 실학, 성리학, 국문학, 한국화, 그리고 판소리가 뿌리 내렸던 예향, 나의 사랑하는 고향, 우리 전라도!
구국의 발상지요, 의병의 온상지요, 자유와 정의와 평화를 목숨보다 소중히 알고 예술과 문화와 학문을 사랑하며 인정이 끝없이 넘치는 곳. 동학혁명, 광주학생운동, 그리고 광주의거가 일어났던 곳. 전주의 '전'자와 라주의 '라'자를 합치어 그 이름 전라도라 하였네.
이제는 어엿한 형제 '전라남북도'. 너, 전라도여, 갯땅쇠 땅이여!
차령을 넘고 갈재를 허리 삼아 금강, 만경, 동진, 임천, 섬진, 영산강은 백운, 소백, 대둔, 마이, 덕유, 지리, 모악, 기린, 내장, 방장, 문수, 선운, 무등, 월출, 유달산과 유서 깊고 고색 창연한 고찰: 금산, 내소, 선운, 내장, 백양, 대흥, 송광, 화엄사의 청송계곡을 굽이굽이 휘돌아 기름진 금만경, 나주 벌을 흠뻑 적셔주고 서해로 남해로 유유히 흐른다. 선조 들의 넋이 스민 고향 산천에만 오직 정을 주고 타도의 푸대접, 편견, 온갖 수모에도 아랑곳없이 묵묵히 생활에만 몰두해왔던 우직스런 갯땅쇠의 뚝심, 가슴속 깊이 타오르는 불길은 한인가, 회한인가?
비바람과 구름이 스쳐간 언덕 나무등걸엔 나이테만 하나씩 더 늘어가고, 오월의 푸른 보리 이삭처럼 싱그러움과 구수하고 텁텁한 우리들의 전라도 사투리가 이역만리 이곳에서 뜨거운 노스탤지어를 샘솟게 한다
낯설고 물 설은 새로운 이 신천지에 건강하게 발아된 호남의 씨앗은 어느덧 건강한 푸른 묘목이 되어가고 고향의 깨끗한 옹달샘처럼 맑디맑은 마음으로 또 단군의 후예로서 이곳 미 대륙으로 이주해온 나는 누가 뭐래도 전라도 갯땅쇠의 긍지를 갖고 밝은 내일만을 보면서 살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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