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이귀섭 의원>천덕꾸러기가 된 쌀의 가치
|
|
2003년 06월 10일(화) 17:47 [(주)고창신문] 
|
|
|
요즈음 천덕꾸러기로 전락해 버린 쌀!
문헌에 따르면 그 쌀의 역사는 고조선시대를 거쳐 삼한시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 오랜 역사를 함께 살아오면서 우리 민족의 생명을 지키고 나라의 번영을 이끌어 온 쌀이 어쩌다 이렇게 천덕꾸러기가 되었는지 슬프고 비통한 생각으로 잠 못 이뤘던 밤이 하루 이틀이 아닌 것 같다.
나는 한국전쟁이 끝나고 폐허가 된 조국을 재건하는 일에 온 국민이 한창이던 50년대 후반 유년시절을 보냈다. 배고픔으로 눈물 마를 날이 없었고 주린배에 감자나 고구마를 채울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있는 집의 자손만이 누리는 특권 중에 특권이었다고 생각된다.
좀더 심한 경우에는 쌀겨나 비지는 물론 심지어 소나무 껍질까지 벗겨 먹기도 했다. 전후 사정이 이러했으니 손님상에 올라있는 쌀밥이 조금이라도 남겨지길 바라며 초조하게 곁눈질했던 나를 점잖치 못하다고 비난할 수도 없는 시절이었다.
그 뒤 다수확품종이 개발되고 국민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쌀의 자급자족이 달성되었고 이를 자축하는 소리가 온 나라를 들썩거리게 한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남아나는 쌀 창고에 수입쌀을 쌓아 놓아야하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세상을 살고 있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는 기아로 숨지는 사람이 부지기수라던데 참으로 기막히고 우스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쌀은 국민의 생명
우리지역 출신으로 시 문단을 이끌었던 서정주 시인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리 슬피 울었다고 하지만 우리 농민은 이 천덕꾸러기 쌀을 만들기 위해 봄부터 발바닥에 땀 마를 날이 없다. 채 가시지 않은 꽃샘추위와 함께 시작한 천덕꾸러기 생산작업은 파종, 이앙, 시비를 거쳐 수확을 할 때쯤 되돌아온 가을 추위를 느껴야 한다. 그동안의 영농일기는 육아일기만큼이나 간절하고 파김치된 육신은 태산을 옮기고도 남음직하다.
그런데도 농민의 피와 땀으로 얻어진 이 옥동자는 심심하면 누구나 쳐대는 동네북 신세요 의붓자식 보다 못한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렸다.
아니다. 쌀은 결코 천덕꾸러기가 아니다.
철지난 복고풍 바지가 다시 유행을 하듯 손님상의 쌀밥에 눈이 번쩍일 그 시대는 반드시 다시 올 것이다. 아니 그 시기가 아닌 지금도 쌀은 곧 국민의 생명이요 국가안보를 위한 최고의 무기다. 또한 내 고장 고창에서 생산되는 쌀값은 어림잡아 연간 1,200억원을 상회할 만큼 지역과 국가경제의 버팀목이다. 이 세상에 이런 천덕꾸러기도 있을까 가끔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대목이다.
쌀의 효율적 활용방안 모색해야
이제 우리는 쌀의 진정한 가치를 올바로 이해하고 효율적인 활용방안을 모색할 때다. 쌀을 비롯한 모든 농산물이 더 이상 공산품 수출을 위한 희생양이 되어서도 안되고 수입농산물을 이용하여 국내 농산물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려 해서도 안되며 노동조합과 같은 단체행동으로 진정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농민의 약점을 더 이상 이용하려 해서도 안 된다.
농민은 흙의 진리를 믿고 자연의 섭리에 순응할 줄 아는 가장 순박한 심성을 지닌 사람들이다. 이 착하고 순한 사람들이 지난날 국가경제를 일으켰던 사람들이고 지금도 사회안정과 국가안보 그리고 통일의 기반을 다지는데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
농토를 줄여 쌀의 과잉생산을 막아보자는 것은 언 발에 오줌누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미봉책이다. 쌀의 품질을 다양화하고 소비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여 천덕꾸러기 쌀이 왕자는 아니더라도 효자대접 정도는 받아야 한다. 이래야 농촌인구가 되돌아오고 농촌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밥짓는 연기 뽀얗게 피어오르던 시절의 정서를 담아 다 같이 생동감 넘치는 농촌의 미래를 논할 수 있지 않겠는가. 농민이 웃음을 되찾고 농촌의 미래가 열리는 그 날은 모든 사람들이 천덕꾸러기로 변해버린 이 쌀의 진정한 가치와 소중함을 깨달았을 때 나도 모르게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
|
|
|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 Copyrights ⓒ(주)고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주)고창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
|
|
|
|
|
|
|
|
|
|
|
|
|
|
|
!!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등 법률 및 신문사 약관에 위반되는
글을 삼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게시물에
대한 민형사상의 법적인 책임은 게시자에게
있으며 운영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