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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근 칼럼 -석산화(石蒜花) 자태에 취해- <고창교육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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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01일(수) 17:53 [(주)고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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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흐드러지던 숲은 높푸른 하늘을 닮아가고, 맑은 물 흐르는 골을 따라 돌마늘(石蒜)이 붉디붉은 넋으로 선연하게 꽃천지를 이루면, 구름 위에서 참선하는 도량(禪雲)도 잊은 채, 사랑을 찾아 그 시절로 되돌아간다. ‘호남의 내금강’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진홍색의 강렬함에 도취되어 감탄사만 연발한다.
선운산을 9월 중순에 찾아가면 기암괴석과 수목 사이로 물이 잘 빠지면서도 항상 물기를 머금은 기름진 땅에는 선운골바람이 반기는 자취 따라 어느 한 곳 빈 곳 없이 석산화의 붉은 융단이 펼쳐져 있다.
석산화는 마늘같이 생긴 알뿌리와 잎에는 독이 있어 양파로 오인하고 먹으면 구토■복통■어지럼증 등을 일으켜 '지옥의 꽃' 또는 '죽은 이의 꽃'이라 하고, 가을에 꽃이 지고 잎이 자라나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여름에는 자취도 없이 지내다가, 다시 초가을이 되면 매끈한 초록빛 꽃대가 쑥 자라나 다시 붉은 꽃으로 환생한다. 이러한 석산화의 생태는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기에(花葉不相見) 남녀의 애틋한 사랑에 빗대어, ‘상사화(相思花)’, ‘이별초(離別草)’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석산화는 절 부근에 많이 자생하기에 ‘중꽃’ 또는 ‘중무릇’이라 부르기도 하며 현생의 고통에서 벗어나 열반의 세계에 드는 스님들의 삶과 비슷하다하여 ‘피안화(彼岸花)’라 부르기도 한다.
유난히 사찰 부근에 석산화가 많은 까닭은 산사에서 학승들에게 부처의 가르침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많은 불경을 필요하게 되었다. 불경을 인쇄■제책하는데 다량의 접착제가 필요하게 되었는데 석산의 알뿌리를 갈아 만든 전분으로 종이를 서로 붙이거나 책을 엮으면 수천년이 지나도 좀이 슬지않는 강력접착제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또한 염료에 섞어 사찰을 단청하여 천년을 지탱하는 건축물을 남겨주었다. 이러한 조상들의 지혜가 팔만대장경과 금속활자를 만드는 인쇄문화를 형성했고 빼어난 민족유산으로 전해지고 있다.
요즈음에는 석산에서 거담■해열 약재를 추출하기도 하고 암치료제로 개발하기 이르렀다 하니 그 쓰임이 무궁무진하다.
선운사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에 이르는 길에 온통 붉은 꽃은 상사화가 아닌 석산화지만 이 두 꽃의 생태가 비슷하기에 두루 ‘상사화’로 지칭한다. 사실 석산화가 상사화보다 너무 진홍색이기에 그리움이 지치고 사랑이 독처럼 퍼져 눈물마저 마른 사람들에게 아련한 추억과 함께 생의 활기를 더한다.
석산화!
석산화는 흐드러지던 봄꽃들 다 지고 무성한 녹음들도 늘어지는 이른 가을에 선운사 길목에 서서 모두를 핏빛으로 부른다. 반가움에 목청 높여 그리운 사랑을 부른다. 삶에 지친 우리 모두를 부른다. 관광고창의 수산물 축제 문턱에서 미래로 통하는 전등(傳燈)을 밝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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